태권도
“한번은 용선이가 울면서 가게로 들어오는 거야. 이게 어디서 맞고 왔나. 신발도 안 벗고 우뚝 서가지고. 손가락으로 밖에만 가리켜. 그 길로 쫓아가서 보니 문방구 앞에서 떡꼬치 먹고 있는 애를 가리키는 거야. 가서 혹시 저 친구 때렸냐고 그랬더니 째까 난 게 아주 씩씩하게 때리진 않았대. 무슨 키도 지 가슴팍밖에 안되는데, 걔가 뭐라고 했다고 울면서 나한테 온 거야. 쟤는 키가 작아도 태권도를 다녀서 안된대. 그래서 태권도 가고 싶냐고 물었더니 훌쩍거리면서 고개만 끄덕여.”
“난 이거 진짜 기억이 안 나. 맹세해. 근데 그건 기억나. 언제였지. 기억도 안 나. 그 극동 아파트 단지 안으로 들어가면 상가 하나 있잖아. 거기 태권도 도장을 엄마랑 같이 가는데, 그 도장이 이층에 있거든? 근데 계단까지 애들 기합소리가 쩌렁쩌렁 울리는거야. 얍얍 하고. 거기서 기가 팍 죽었지.엄마가 도장 문 여는 순간에 엄마 바지춤을 잡아당겼어. 소리를 못 지르겠다고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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